예닮이와 은비가 있어 더 아름다운 섬마을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 이 현 주(홀트아동복지회 홍보과장)

 

 
  예닮이(오른쪽), 은비(웬쪽)
엄마와 할머니 하고
함께

예닮이의 첫시작

봄꽃이 지천으로 핀 길을 따라 섬으로 정예닮, 정은비 오누이를 만나러 갔다. 뜻밖에도 예닮이는 컴퓨터앞에 앉아 오락을 하다 상대를 쓰러뜨리고는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볼이 통통한 은비는 낯선 사람 앞이라고 괜한 어리광을 부리며 엄마품을 파고 들었다.  예닮이는 정홍군(36세), 최정희(34세) 부부의 첫아이다. 이들 부부는 같은 섬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정홍군씨는 1982년부터 이 섬의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다. 1987년 결혼한 두사람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후 입양하기로 마음먹었다. 1993년 9월 홀트광주아동 상담소를 찾아 상담을 시작, 1994년 8월 생후 한달된 예닮이를 품에 안았다. 예닮이 아빠가 외아들인지라 예닮이를 데리러 온가족이 상담소에 갔던  날은 할머니까지 첫손자를 본 감격의 눈물을 흘리셨다.

 

예닮 이라는 이름은..

독실한 기독교인인 부부는 목사님께 첫아이 이름을  부탁드렸고 목사님은 예수님 닮은 사랑많은 사람이 되라며 '예닮'이라는 이름을 선물해주셨다. 아이는 증조할머니, 할머니의 사랑까지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예닮이 엄마는 아이가 발육이 좀 늦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병원을 찾은 결과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예닮이 엄마, 아빠는 하나님이 주신 자식을 무슨 일이 있어도 최선을 다해 양육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닮이의 건강상태

이때부터 예닮이와 엄마, 아빠는 뇌성마비와 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 분야에서 권위있는 의사선생님을 수소문해서 정밀검사를 한 후 1996년 11월 서울에서 1차 뇌수술을 받았다. 뇌에 고인 물을 뽑아내는 수술이었다. 1997년 9월에는 뇌성마비 후유증으로 튀어나온 척추뼈를 깎는 2차 수술을 했다. 두 번의 수술 모두 5주 이상 입원치료를 할 정도로 큰 수술이었지만 결과는 좋았다. 수술전에는 뻣뻣하기만 하던 오른쪽 팔다리가 훨씬 유연해졌고 오므리기만 하던 오른손도 조금씩 펼 수 있게 되었다. 바닥을 딛지 못하던 오른발도 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리치료만 열심히 하면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예닮

다행히 예닮이의 지능은 이상이 없다.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뛰어난 편이다. 세 살때부터 오락기를 가지고 게임을 하더니 작년에 컴퓨터를 사 준 후로는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혼자 게임을 하며 논다. 1주일에 한번씩 오는 학습지도 엄마가 가르쳐주기 전에 혼자서 다 할 정도다. 요즘은 내년에 취학통지서가 나오면 초등학교 특수반에 입학한다는 목표로 1주일에 사흘씩 순천에 있는 성가롤로병원 재활의학과에서 걷는 연습을 하고 있다. 벌써 만여섯살이 다 된 예닮이를 안고 업고 다니기가 결코 수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엄마는 절대 쉬거나 멈출 수가 없다. 하루라도 빨리 예닮이가 스스로 걷는 모습을 보고싶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여동생 은비

그리고 예닮이에게는 여동생 은비가 있다. 1996년말 생후 4개월된 둘째를 입양한 것이다. 건강하지 못한 예닮이를 기르면서 둘째를 입양하겠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예닮이도 동생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았고 엄마, 아빠도 외롭게 자란 탓에 자녀를 많이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은비는 갓난아이 때부터 기특하기만 했다. 잘 먹고, 잘 자고, 보채는 법이 없었다. 엄마등은 으레 오빠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늘 오빠만 업고 다녀도 업어달라고 떼 한번 쓰지 않는다. 요즘 어린이집에 다니는 은비는 주기도문을 썩 잘 외운다. 그리고 오빠를 그렇게 예뻐할 수가 없다. 어눌한 발음이지만 오빠말은 다 알아듣는다. 예닮이 엄마, 아빠에게 지금 당장의 불편함이 있다면 병원이 너무 멀다는 것. 아이가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내 자식이니까 기쁘게 키우죠..

그리고 예닮이 병원비도 큰 부담이다. 계속 경과를 점검해야 하고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집배원의 빠듯한 살림살이로 노할머니까지 모시고 두 집 살림을 하느라 숨돌릴 여유도 없다. 하지만 예닮이 엄마는 이렇게 말하며 두 아이를 끌어안았다. " 내 자식이니까 기쁘게 키우죠. 남의 자식이라면 이렇게 못하지요"

 

*예닮이와 은비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홀트광주아동상담소(T.062-227-8877)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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